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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김민호의 금태양블로그
태양김민호의 한 겨울 갑자기 찾은 우리나라 명산 '지리산' 정상 천왕봉 1일 당일치기 등반기! 본문
태양김민호의 지리산 등반기
2014년 청마해에 들어서 첫 산악을 갔습니다.
등산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름 등산을 참 좋아하는데요. 2013년 늦가을쯤에 단풍구경겸 등산가고서,
한동안 쉬다가 간 곳이 지리산이였습니다. 머 일때문에 바빠서 못 갔지요.
처남께서, 지리산을 가신다고 하시길래, 설경이 참 멋지다고 하셔서, 일요일날 뒹글뒹글하느니 한번 "내몸을 일단 야생에 던져보자!" 라는 생각으로 같이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1월 12일 일요일 오전 7시에 기상하여 출발!
청주 빠져나오니 8시가 되더군요.
고속도로 잠시 금산인삼 휴게소에 들려서 커피한잔 마시고, 그리고 내리 주욱~ 달렸습니다.
지리산 가는 도로코스입니다. 3시간 걸리는 거리입니다.
지리산 험준한 산을 하루만에 주파하기 위해서는 고속도로에서 지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일요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차는 없었습니다.
도로는 비교적 한산했는데, 속도제한이 100키로였습니다.
카메라가 참 엄청나게 많습니다.
좀 가다보면 고정형 카메라가 있다고, 띵동띵동~
또 가다보면 몰래 숨어서 찍는다는 이동식 카메라 경고표지판!!
ㅎㅎㅎㅎ
거기다가 어디부터 어디까지 구간별 속도감시한다는 경고도 많이 보입니다.
곳곳에 설치된 속도위반 감시카메라의 환대를 받으면서 경남까지 내려갔습니다.
브레이크 쫙쫙 밟으면서 갔습니다.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제작회사가 교통경찰쪽에 로비좀 하나봅니다. ^^
대진고속도로에서 단성IC쯤 오자 빠져나가라는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면서, 휴~ 이제 다왔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단성IC 빠져서 바로 지리산이 아니였습니다. 거기서도 한참을 달립니다.
생각밖에 많이 들어가야 합니다.
길도 구불구불한 국도!
[단성IC에서 지리산 가는길]
그렇게 하여, 결국 10시 20분쯤 도착하여 지리산 중산리 주차장에 들어섰습니다.
맨위에 제1주차장은 차가 만원이라, 그 아래있는 제2주차장으로 뒤돌아 와서 주차하였습니다.
제 2주차장부터 중산리계곡 까지도 한참 걸어올라 가더군요.
지리산 등산코스로 가다가 풍경이 그림같이 들어오길래 겨울산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 앗 여기도 길이 있네? 저 밑에 식당에다 차를 주차했으면,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고생을 덜할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물론, 식사는 팔아주고요. ^^;)
지리산 법계사 가는 길의 이정표입니다.
지리산 참 험준한 산 인것은 익히 들어서 압니다.
지리산은 산악등반코스가 여러가지 있는데, 우리는 1일 코스이기때문에 가장 단거리이며 그나마 빠르다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법계사쪽으로 가는 코스입니다.
ㅎㅎㅎ
신이 공평한 것인지, 산이 공평한 것인지 가장 짧고 빠른 코스는 그만큼 길이 제일 험난하답니다.
왠만한 관절가지고는 택도 없지요. ^^;
아무리 단거리 코스라고 하더래도,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올라가는 데 5~6시간, 내려오는데 3~4시간 걸립니다. 좀 빠르면 9시간 걸리고요. 진짜 산 잘타시는 분들은 7시간이면 충분하실 듯 합니다.
그런데, 저에게 5시간이면 충분히 정상까지 갔다온다고 하셔서, 저를 흔쾌히 지리산까지 오는데 용기를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5시간 주파면 거의 산신령급입니다.
그 산신령이 저의 처남이십니다. ^^
일단, 산신령처럼 보이게 멋진 코수염을 쫘악~
산신령 등장입니다. 오늘 저는 이분과 같이 단 둘이 산악을 합니다.
산신령님은 트래킹이지만, 저는 산악입니다. ^^
절대 등산아닙니다. ㅠ.ㅠ
가다가 지리산이 아무리 남쪽이라 하더라도, 저리 꽁꽁 언 얼음이 있을정도로 깊고 추운 곳이라는 걸 직감합니다.
올라갈때 참 바위 많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높이의 둥근 바위들이 즐비합니다.
도심속에 아파트처럼 아파트내에 높고 많은 계단도 지리산에는 참 많습니다.
솔직히 이런 계단식 등산이라면, ㅋㅋㅋㅋ 아파트 계단타기가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휴~ 올라갈만 합니다. 물론 열심히 가시는 산신령님을 뒤에서 꼬리를 붙잡고 갔습니다.
헉~ 헉~ 하면서 쉬는 저를 보면 가다가 멈추시고 같이 가주시곤 합니다.
저때문에 많이 걸음이 늦어지시네요. 우리 산신령처남님!
이제 뭔가 사람냄새가 나는 곳이 보였습니다.
로타리대피소입니다.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서 저마다 가푼 쉼을 쉬고 있습니다.
지리산 아침부터 산행하다 가장 처음 만나는 구조물이지요.
때 마침 점심시간이라, 저곳에서 라면들 삶아드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피소에서는 생라면만 팝니다. (건라면)
컵라면, 빵, 물 등 없습니다.
그런것들이 필요하면, 참고로 직접 가져와서 해먹어야 합니다. 뜨거운물, 버너, 코펠 등 직접 가져와야 합니다.
우리는 가져온 빵과 물을 먹습니다. 여기서 제가 싸온 김밥을 먹고 갔으면 했는데, 형님께서 저위 법계사가서 먹자고 하셔서, 그냥 이곳은 지나쳤습니다.
조금 숨도 차고, 힘이 들어서, 여기쯤에서 휴~ 내려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법계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법계사는 꼭 봐야겠다고 생각하니
힘든걸 잊고 더 올라가게 되더군요.
제가 저 둥근둥근 바위들을 밝고 올라가는 것이 힘차니, 앞에 가시던 형님이 저 올때까지 수시로 기다려
주십니다.
형님은 아이젠도 신지 않으시고요.
저는 아이젠이고, 뭐고 다 신고도 지칩니다.
갈증도 나고,
이곳이 법계사 올라가는 계단
여기 올라가면 실컷 마실수 있는 물이 있다고 하니, 기운이 갑자기 납니다.
헉~ 헉~~
큰 바위가 유난히 많은 법계사 입구
풍경은 참 멋지네요.
일단, 산속 샘의 물을 흠뻑 마십니다. 빈통도 채우고요.
아 여기서 좀 쉬다가 구경하다가 여유있게 사색하다 내려가고 싶었습니다.
올라가 아니고 내려가 입니다.
^^;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위위에 세워진 작은 탑이지요.
천천히 음미하지도 못했습니다. 일단, 사진찍기만 바빴습니다.
인증샷은 남겨야 하니깐요.
탑 앞에서 인증샷~
법계사에서 김밥을 먹고 가고 싶었습니다.
아니, 적어도 10분이상 쉬고 싶었습니다.
우리 산신령님도 찰칵~ 지금보니 사진 멋지게 잘 나왔네요.
이 탑 앞쪽에 얼지 않은 우물이 있습니다. 스님들이 관리하는 샘이니깐요~
법계사에서 내려다본 전망!
절이 들어서기 좋은 풍광이고, 지형입니다. 산 속에 좋은 지형은 원래 절들이 들어서 있지 않습니까?
지나가시는 스님께서 인사를 주십니다.
스님 : 안녕하십니까? 쉬다가십시요.
나 : 이야~ 참 좋은 곳에 사십니다.
이 절은 정말 수행하기에는 참 좋은 기운을 가진 것 같습니다.
법계사 어느 부분에서 편히 앉아서 김밥을 먹고 충전을 하여 힘을 내고 싶었지만, 형님께서 여기서 밥먹고 느러지면, 정상까지 못간다고, 정상에 가서 김밥을 먹자고 하셨습니다.
일단, 김밥대신 빵으로 허기를 달래면서 저는 그저 산의 기운에 녹아서 멍!~ 때리고 있었습니다.
( 아~산세 좋고, 공기좋고, 산의 기운이 차고 넘치는구나! 이정도면, 이제는 충분하니 내려가고 싶다~ )
그래서, 이제 여기서 내려가지요? 정상도 참 좋지만, 갑자기 힘이 드네요. 라고 형님한테 말했지요~ ^^
ㅋㅋㅋ
산신령님 왈 : 여기까지 와서 정상을 못보면 햐~ 아깝지, 이제 한시간만 가문 다 된다!
다 왔다~~!
산에 오르면서, 우리 산신령님은
쫌만 가문~ 다 왔다~
라는 말씀을 수없이 하셨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해서....한참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쫌만 가문~ 다 왔다고 하십니다. ㅠ.ㅠ
그렇게 이끌려서 정상언저리를 보는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ㅠ.ㅠ
중간중간 쉴때 찍은 사진들입니다.
장갑과 스틱 벗기도 귀찮고, 발디딜곳을 찾느라 사진을 다양하게 많이 찍지를 못했습니다.
지리산 최단거리 코스라서 그런지, 참 길은 경사도 높고, 험한 코스입니다.
올라가시는 다른 분들 이야기 들어보니, 여기는 당일코스는 힘들다~ 하시고,
거의 1박2일이나 2박3일로 다니신다고 하십니다.
실제, 텐트와 침낭들 등에 메고 1박2일, 2박3일로 등산하시고 가시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 길을 우리는 1일, 당일치기 입니다. ㅠ.ㅠ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 오기 아니면 쉽지 않겠지요.
그래도 산타시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일일 코스가 아주 스릴과 박력이 넘칠 듯 합니다. ^^
제 코스 강추드립니다.
그나마 눈 쌓인 길이 더 좋습니다.
눈이 쿠션역할을 해서, 무릎에 충격이 덜 오더군요.
저하고 거리가 이만큼 차이 납니다.
가시다가 살짝 뒤를 봐주시면, 아이고, 저기까지 또 어떻게 가? 하고 올라갑니다.
'
그래도 이 길은 그나마 평지급이라서,
이렇게 사진촬영할 여유가 있었지요.
다른 길은 사진촬영할 여유가 없을정도로 가파르고, 길이 험하고, 뒤뚱뒤뚱합니다.
발 디딜 곳을 찾느라 바쁘지요.
나 : 형님~ 좀 쉬었다 갑시다!!
산신령님 : 얼렁 가야 한다~ 얼렁 정상 못 밟으면 내려올때 산속에서 깜깜해서 고립된다.
후레쉬도 없는데.....큰일난다.
물론, 제가 없으면 우리 형님은 올라갈때 3시간, 내려올때 2시간으로 5시간만에 주파하실 것 같습니다.
산타는 기세를 보면 알수 있지요!
산신령급! 형님
찰칵!!
아이젠이 없으면 걷지도 못합니다.
빙판이라서 그냥 뇌진탕입니다.
<평지길은 딱 여기만 그렇습니다. 나머지는 다 오르막 바위길>
우리 산신령님은 아이젠을 안하고 가십니다.
저는 그 무거운 아이젠을 하고 가느라 걸음이 늦습니다.
형님하고 같이가고자 하는 마음에 걸음을 재촉하니,
내 스스로의 걸음조절이 안되어서~ 헉헉~ 합니다.
(형님! 아이젠 얼렁 하고 가세요!!)
(됐다~ 마~ 내려올때만 하면 된다! )
피부가 막 얼어요~
김밥도 먹고싶고........
아~ 정상에 가면 김밥을 먹겠구나! 라는 목표가 생기니.... 얼렁 정상에 가고 싶더군요.
[개선문 이정표]
와우~ 여기가 개선문이구나!
이 개선문을 지나서 0.8키로만 가면 천왕봉 정상입니다.
ㅠ.ㅠ
0.8키로 만만치 않습니다.
가파른 산세때문에 그렇습니다.
여기가 개선문!
여기 통과하면 합격인가요?
여기까지 온 시간이 오후 1시 30분입니다.
아직 정상도 아닙니다.
참고로 10시30분에 등반을 시작했었습니다.
형님도 찰칵!
지금 보니 바위가 어마어마 하군요.
자~ 이제 어서가자~!
어흐~ 조옴 앉아서 쉬다가 가시죠?
쪼금만 더 가면 된다~ 다왔다~
앉아서 쉬다가 갈 자리가 다 얼음이라서..... 쉬는 것도 쉽지도 않았다.
가다가 가파라진 산세를 보고 경악!
뜨아~악
올라갈수록 더 심각해지넹..
일단, 인증샷 ~ 찰칵!!
이야 ~ 산맥이 보이는구나!!
참 높이도 올라왔구려~~
이런 산세를 볼려면 꽤 높히 올라와야 합니다.
저 위에 눈쌓인 정상이 천왕봉입니다.
형님 사진 찍으면서, 저 높이에 곁눈질이 갑니다. 그 높이에 질립니다.
넘 춥고, 배고프고~
아 코땡겨~
내 뒤로 보이는 저 높이를 여기서 또 올라가야 한단말인가??
말이 안나옵니다.
그래서~ 제스처로!
숨만 쉬기도 숨찹니다.
하늘에 구름이 바로 내 코앞에 있습니다.
구름이 이동하는 모습이 참 장관입니다.
영상으로 보는 지리산 정상 쯔음의 모습
구름의 연무가 신성한 산의 웅장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왠만한 산세가 제 밑에서 보이네요.
영상으로 지리산 설경의 현장감을 느끼실 수 있을까요?
사진 잘 보시면 저 위를 한무리가 걷는 사람들이 보일 것입니다.
아래에서 이 사람들을 보고나니, 다들 가는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제 정상 정복이 실감이 나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저 사람들이 안보이면, 겁먹습니다.
ㅋㅋㅋ
잘 보세요? 그래도 사람들 많지요?
사람들이 출발한 등산지점이 어디서부터 했는지는 몰라도, 이 정상 부근에서는 다 합류하여 모여지게 되어있습니다.
사람들이 반갑기도 하고, 대단들 합니다.
ㅋㅋㅋㅋㅋ
솔직히 저도 대단하죠!!!
이렇게 험준한 지리산을 무조건 일단, 내던지고 보는 패기!
난! 일단 내 몸을 야생에 던진다!!
그리고 나서는 ........
죽기아니면 까무라치기~
ㅋㅋ 그냥 나란 누구인가? 나를 알아 가는 것이죠.
아파트 계단급 계단이 풍성합니다.
지리산 등반하실분은 미리 집에 아파트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100번정도는 연습하시고 오세요!
산신령형님한테 투덜투덜~ 으흐~
이렇게 산에 인공적인 계단이 많으면 뭐하러 산에 오는지요.....
그냥 집 근처 아파트 계단이나 찾아서 오르락 내리락이나 즐기면 되는 것을요~~
하면서.... 힘든 계단에 애꿎은 속을 달랬다.
ㅋㅋㅋㅋ 형님 왈 : 설악산, 한라산은 이런 계단으로 거의 도배가 다 되어있어~~!
ㅋㅋ 저는 계단보다는 바위를 끌어안거나 기어서 오르거나, 가파른 땅을 엎드려서 기어오르고 하는걸 더 좋아하는데.... 다~ 아파트 계단입니다. ㅋㅋ
ㄱ ㄱ ㅑ~ 이제 정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드뎌~ 저도 역사의 한페이지를 쓰게 되는군요.
이곳이 정령 지리산의 정상이던가??
무자게 춥습니다. 물도 얼고, 김밥도 얼고.....
읔?? 내 김~~ 밥~~~
스노우보드 하나만 있으면 내 세상인데~~~
아쉽네요.
설경 끝내줍니다. 그런데, 더 멋진 설경은 따로 있습니다.
설경 구경은 스키장(보드장)이 최고입니다.
진짜 입니다.
아 춥다~
정상탈환!
인간승리!!
드디어 김밥을 먹는구나~
정상에서의 풍경! 정말 끝내줍니다.
정상의 기운과 설경이~~ 이야~
말로 어찌 표현을 하겠습니까??
정상의 기운은 정말 으시시합니다. 다릅니다.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서 인증샷!
일단, 산신령님 먼저~
차~ 제가 지리산 정상을 밟아보네요.
이 감동~
1915미터
거의 2000미터급 정상~~~
인증샷 안찍을수 없지요?
저 사진한방으로 집에가서 왠만한 등산고수들..... 저를 인정해줄 것입니다.
너무 추워서 표정도 얼었어요.
왕봉아~ 형아가 왔다! 잘 있었느냐??
제 옆에 아줌마 귀 마개 하시고도 귀 시렵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저랑 같이간 일행은 아닙니다.
정상에서의 풍경들
진짜 칼바람 장난 아닙니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 든 스마트폰이 바람에 날라가려고 합니다.
전 정상에서 엄청난 바람의 힘을 참아가면서, 지리산 정상의 기운을 흡수중입니다.
귀하고 코가 막 떨어져 나가는 듯합니다.
손은 장갑 안끼면 그냥 얼어붙습니다.
남극의 기온이 어느정도인지 여기 올라오니 알것 같습니다.
완전군장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들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참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다들 추위에 부들부들입니다.
정상에 있는 표지판!
이 표지판도 찍어줘야~ 인증샷이 되겠지요?
정상에 가면 땅에 철푸덕 앉아서 한 30분정도 쉬다가 오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거기서 물과 김밥 엄두도 안납니다.
하도 추워서 그만 얼렁 내려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일단, 정상에서 바람이 덜 부는 곳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다가 멋진 바위풍경을 찰칵 담아봅니다.
사진찍으려면 손이 참 시렵습니다. 장갑을 벗어야 하니깐요.
정상고지 풍경입니다.
주변에 사람들도 봉우리 정상보다는 그 아래쪽에 내려와서 이렇게 정상고지의 주변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곳에 어디 앉아서 김밥을 먹을때도 없습니다. ㅠ.ㅠ
바람이 많이 불어 춥습니다.
일단 성취감에 배부릅니다.
내 뒤에 바위도 멋지지요?
만세~ 내가 해냈다.
야호~~ 신난다~~
기분이 확~~~~ 풀린다.
으하하하~~ 지리산아 만만하다~~
이때까지는 이랬습니다.
일단, 정상을 밟았기 때문에 지리산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내려가는 길이였습니다.
이제 정상에 도착했으니, 김밥을 먹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정상에서는 너무 춥고, 바람도 세고, 눈발도 날리고, 어디 앉을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사람 걸어다니는 오솔길뿐이고....
그리고, 김밥도 얼었을것 같았습니다.
ㅠ.ㅠ
그렇게..나는 얼어붙은 김밥을 그대로 메고서 내리막을 가야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고 하산을 시작한 시간은 3시 30분쯤 이였습니다.
산속이라서 5시만 되어도 금방 어두워진다는 걱정에 형님은 발걸음을 재촉하십니다.
형님 아무리 급해도 내려갈때 이 멋진 눈밭에서 사진한방은 찍고 갑시다~~
아이젠을 차야만 안전합니다.
내려갈때는 산신령형님도 아이젠을 찼습니다.
이래야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아이젠은 묵직한 철로 만들었기 때문에 발은 무겁습니다.
갑자기 너무 많이, 너무 오래 걸었습니다. 그것도 험준한 계단식 보행을.......
슬슬 무릎이 왼쪽무릎부터 아파옵니다.
그때는 참을만 했습니다.
한 참 내리고 내리고......걸어도 또 걸어가고.......해서
................
중간중간에 귤도 먹고, 쉬기도 하고, 얼어붙은 물도 짜내서 마시고
................
내려오다가, 드디어 올라올때 들린 로타리 대피소까지 왔습니다.
한참왔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왔습니다.
이제 여기서 좀 쉬었다 가야했습니다.
형님은 빵을 드시고, 저는 얼어 붙었을 것 같은 김밥을 꺼내어서 보았습니다.
딱딱하더군요.
그래도, 식욕이 땡깁니다. 일단, 입으로 가져가서 우걱우걱 먹습니다.
여기서 기운내서 완전히 하산하려면 말이죠.
너무 차갑게 먹었는지...그리 배가 차지는 않습니다.
형님도 김밥좀 드시라고 드리밀어줘도, 김밥을 원래 싫어하신다고 하나도 안드셨습니다.
저만 우걱우걱~ 냠냠
형님이 갈길을 재촉하기도 해서, 일단, 김밥 먹다가 급히 가방에 넣고 성급히 떠날 준비를 합니다.
로타리 대피소에서
형님의 가방에 있던, 물, 빵, 귤 등의 먹을 것을 다 제 가방에 넣어줍니다.
제 것도 아직 남아 있는데요.
형님께서는 집에가서 아이들과 먹으라고요.
아직 집에 가려면 멀었는데...... 너무 생각해주시네요~~
그리고, 로터리대피소부터는 아이젠이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에는 눈밭이 아닙니다.
다 바위와 돌로된 계단식 형태의 지형입니다.
아이젠을 모두 벗고, 가야합니다. 아이젠을 그대로 신고 갔다가는 무릅관절 다 절단납니다.
내려갈때마다 윗 바위돌에서 아랫 바위돌로 발을 옮길때마다 무릎에 충격이 전달되어 옵니다.
충격을 안받으려고 살살내려도,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로타리대피소까지 내려오는 그 윗길에서는 길에 눈이 쌓여있는 눈밭이라서, 내려올때 그 눈이 쿠션 역할을 해주어서 무릎으로 받는 충격은 덜했지만, 여기서부터는 한걸음 한걸음 높이폭의 낙차도 상당히 컸습니다. 그래서 무릅으로 쿵쿵~~ 하고 무리가 오더군요.
그것은 우리가 선택한 코스도, 지리산에서 가장 험준한 길로 유명한 직선 내려오는 코스로서, 헬리콥터가 내리는 장소도 있고, 칼바위가 있고, 지리산 중산리까지 직선으로 내리꽂는 코스입니다. 3km 정도 되는데, 길이 원체 가파르고 험준해서, 오히려, 그 우측에 우회길이 5.8km 돌아가서 가는길이 더 빠르고 나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상에서 로타리 대피소까지도 한참 힘들게 걸어왔는데.......
로타리대피소에서 아직 더 3km를 내려가야 합니다. 그 3km가 평지길이면 참 좋지요.
그 3km가 그냥 거의 아파트 계단을 밝고 내려가는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ㅠ.ㅠ
ㅎㅎㅎ 이것은 등산이 아니라 산악입니다.
아니 산악이 아니라, 계단 타기입니다.
1키로가 지났을 무렵부터는 양쪽 무릅이 다 통증이 옵니다. 한걸음 한걸음 할때마다 무릅이 통증이 아픕니다.
어디 한적하게 앉아서 쉬고싶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산이 쉽게 어두워집니다.
무릎이 너무 아퍼서, 중간중간 잠깐 잠깐 쉴때에......그 쉴때가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아래 내려가는 산세를 보아하니, 계속 산맥만 보입니다. 끝이 안보입니다.
산신령 형님께서 제가 없었으면 벌써 하산하고, 주차장에서 차끌고 집에 가셨을 것입니다.
저의 걸음거리가 너무도 더디었고, 그 걸음걸이에 맞쳐서 내려가는 것도 참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그 노인네같은 절름발이 걸음걸이에 맞쳐서 하산하는데, 해는 이미 졌는데, 참 답답하셨을 것입니다.
먹을 것을 잔뜩 채운 저의 가방을 형님이 들어주시고, 저는 오직 스틱2개만 집고 내려가는데, 무릅 통증이 밀려와서 종종 걸음으로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길이 너무 급경사입니다. 3km 코스 전체가 그냥 45도 아파트 계단이였습니다. 등산로라기 보다는 그저 암석, 돌, 바위로만 된 계단코스였습니다.
재미없는 코스입니다. 만일, 2박3일이나 1박2일로 왔다면 노고단 쪽으로 해서, 산의 능선을 타는 길을 선택했겠지요.
산은 정직합니다. 가장 빠른 코스는 가장 급경사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로 내려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5명정도의 산악하시는 한 무리의 분들 뿐이였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추월해서 먼저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리들은 없었습니다. 쓸쓸하고 외로운 하산길이였습니다.
다들, 다른 길로 우회해서 내려갔나 봅니다.
그렇게 내려가고 내려갔는데도.........
아직도 1키로가 남았습니다. ㅋㅋㅋ 가도가도 계속 암석으로 된 계단식길입니다.
무릎에는 계속 충격이 들어옵니다.
종종 걸음으로 내려가는 것이 참 곤욕이였습니다.
중간에 형님이 119 부를까??
내가 업어서 내려갈까??
불안초조한 상황이였습니다.
산속은 이미 깜깜해져서 반달곰과 조우할 수도 있습니다.
깜깜
식량과 물도 얼어붙은 상태
사방이 깜깜하고 바람소리가 사납습니다.
계곡 물소리는 사나운 산짐승의 울음소리였습니다.
그래도 배고프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았습니다.
깜깜한 것이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오로지 내 신경은 무릅만 아프다는것밖에 없었습니다.
산신령형님은 옆에서 "난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어~" 하고 안타까워 하였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발 디딜곳을 찾기 바빴고, 무릅관절이 아파서, 사진을 찍을 여유와 엄두가 나지 않아서, 한장면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만 체험후기를 씁니다.
700미터 남았을까요?
이정표에 700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등산 초소까지의 거리입니다. 그 밑으로 또 주차장까지 한참 내려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 지점부터는 형님한테 말했습니다.
"형님! 저 나두고요. 먼저 내려가셔서...주차장에서 차를 가지고 등산입구 초소까지 차를 가지고 오시는것이 더 낫겠습니다. 나머지 700미터는 천천히 내려가고 있겠습니다. "
형님은 그 700미터는 힘차게 내려가는 기쁨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때문에 종종걸음이 지겨울것 같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형님이 산속에서 혼자는 큰일난다. 안된다~ 라고 하셨습니다.
몇번 말씀을 드린 끝에 형님이 수긍하셨습니다.
그래서, 형님은 그길로 성급히 내려갔습니다.
700미터남았지만, 100미터 내려가는길도 ....참 멀더라고 느껴지더군요.
혼자서 가다가 아파서, 바위에 앉아서 천천히 쉬면서 가도 될것 같았습니다. 저 혼자니깐요.
그때 살며시 내려가는 길을 찰칵 찍었습니다.
후레쉬를 터트리고 찍은 사진입니다.
저 멀리 내려가는 산행의 먼 곳을 찍은 사진이 이렇습니다. ㅋㅋㅋㅋ
깜깜합니다. 나무하나, 돌하나 잘 찍히지 않네요.
이렇게 깜깜한지 몰랐습니다.
그래도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산속에는 저 혼자이지요.
무릅만 아팠습니다.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내려가다.....드디어 하늘의 별빛과 달빛이 나무사이로 빛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갈대숲에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으면 빛이 반사가 되어 찍히겠지 싶어서..
다시한번 찍었습니다.
찰칵!
이렇게 찍힌 사진 한장 입니다. ㅋㅋ
결국, 홀로 그 아래에 체험학습장인지? 수련원인지 ..아스팔트 도로가 나있는 곳까지 하산완주하고나서야......
지리산 당일코스 등반기는 끝났습니다.
그 길로 아스팔트위에 철푸덕 앉아서 내려가신 형님이 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저 멀리 빛이 번쩍번쩍하면서 누군가 다가오는 걸 느꼈습니다.
형님이 어디서 후레쉬를 빌려서 걸어올라오는 거였습니다.
멀리서 소리내는 목소리를 듣고 알았지요. ㅎㅎㅎ
저도 일어서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이야 평지를 걸을때는 걸을만 하더군요.
무릎이 그닥 아프지도 않네요. 뻐근만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초소까지 걸어 내려오고, 초소에서는 그 이상으로는 절대 차를 가지 못하게 막아서,
초소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오셨다고 하시더군요.
그곳까지 둘이 같이 걸어가서, 제2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내려가고, 그곳에서 서로 짐정리하고, 물을 마시고....
그렇게 해서 그날의 성취감, 고통, 수고 등을 보살피며 서로 헤어졌습니다.
저는 청주로, 형님은 창원으로~~ ^^
산신령형님은 5시간만에 주파하시는 코스를 저와 같이 가서....고생만 잔뜩하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하루종일 산만 탔는데도, 하루가 너무 짧네요.
산만 탄 하루입니다... 장장 10시간!! 후덜덜
지금은 다리가 괜찮지만.....
그 다음날까지도 다리가 후덜덜~~ 하더군요!!
^^
지리산 큰 산임은 분명합니다. 험준한 길도 있고, 평탄하고 참 긴 코스도 있습니다.
어떤 코스를 가느냐 선택의 나름이지요.
어찌 되었던 간에......
지리산 천왕봉을 밟았습니다.
정상을 정복하였습니다.
추위도 이겨냈습니다.
야간 산행도 겪어보았습니다.
앞으로, 어떤일을 함에 있어, 중간에 쉽게 포기하는 일은 없을듯 합니다.
막무가내 야생에 던진 나를 ......내 스스로 구제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지리산 산행을 하고 나서, 그래도 가장 기뻤던 것은
지리산의 정기를 제대로 듬뿍받고 왔다는 것입니다.
하하하하~~
올해는 만사형통이 될 것입니다. ~~~!!!!!
p.s. 함께 고생하신 형님께 고맙다고 인사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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